Issue Brief

디지털사회 제 32호: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온라인 생태계

작성자
ssk
작성일
2020-05-27 06:53
조회
1688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온라인 생태계

최진선
연세대학교 경영연구소 전문연구원

 

전례 없는 확산 속도로 인구를 감염시키고 있는 코로나19는 2019년 말 최초로 발병한 이래 세계의 경제와 생활 방식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심각성과 관련하여 이 질병을 팬데믹으로 선언하였다. 확산 속도를 줄이고 광범위한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도입하였고 공공 행사 중단과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

이러한 감염병의 확산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했다. Criteo의 COVID-19 Impact Report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온라인 활동이 크게 증가한 반면, 야외 활동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들은 종교 활동, 쇼핑몰 방문, 운동 및 여행보다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거나 전자책을 통한 독서, 온라인 스트리밍 비디오 시청,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게시물이 급증했다.

 

[그림 1] 트위터의 코로나19 관련 트윗 수

 

 

 

 

 

 

확진자의 격리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는 감염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하지만 이로 인해 우울감, 불면증과 같은 스트레스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Woods(2016)는 급격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정서를 나누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한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사진과 비디오, 트윗을 게시하고, 이를 공유하며, 서로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또한,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논의한다. 예를 들어 Hyvärinen과 Beck (2019)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2013)가 발생한 후 소셜미디어 상에서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트윗을 주고받은 것을 실증한 바 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피해자를 추모하며 정서적 고통에 대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절차 측면에서 다른 사건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테러 공격, 총격 사건 또는 폭격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은 단기간에 발생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첫 발병 이후 약 6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사람들은 여전히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또한 희생자와 추모자가 구별되는 다른 사건과 달리 모든 사람은 코로나19의 잠재적 희생자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와 고통은 다른 비극적 사건들과는 그 특성이 다르다.

Freud(1915)는 사람들이 즐거움을 추구하고, 고통은 되도록 피하고자 하는 성향, 즉 쾌락적(hedonic) 측면이 있음을 주장하였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이러한 고통을 피하기 위해 대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내용이 주로 새로운 바이러스의 확산과 그로 인한 비참한 결과를 포함한다면, 소셜미디어를 쾌락적 의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의 사용으로 인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시행으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사회적 활동을 하는데 제약이 발생한 만큼, 소셜미디어는 여전히 감염병으로 인한 스트레스 완화와 제한적인 오프라인 사회 활동의 보완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 상당히 유용한 채널로 작용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기업들에게 경영적 통찰력의 제공 측면에서도 코로나19 시국에서 소셜미디어의 쓰임새가 더 증가할 것인지 또는 회피하는 대상으로 작용할 것인지 면밀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에 국내 트위터 및 페이스북 사용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시기의 소셜미디어 일일 활동자 수(DAU: Daily Active Users)의 추이를 분석하였다. 일일 활동자 수는 하루 동안 해당 소셜미디어의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소셜미디어,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지표이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을 일별 코로나19 세계 확진자 수와 국내 코로나19 관련 뉴스 개수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또한, 앞서 상술한 바와 같이 오프라인 소셜 네트워킹의 대안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여부 역시 일일 활동자 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였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세계 확진자 및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증가할 때 국내 트위터 및 페이스북 일일 활동자 수는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즐겁고 멋진 모습을 공유하고자 하는 소셜미디어의 사용 의도와 현 시국의 불일치로 인해 온라인 소셜미디어 상에서 쾌락적 즐거움을 얻을 수 없는 사용자들의 외면으로 초래된 결과라고 해석 가능하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여부는 소셜미디어 일일 활동자 수의 증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대면을 통한 오프라인 사회 활동의 대체제가 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결과이다. 전반적인 분석 결과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즐기고 싶어하며 소셜미디어 상에 심각하고 우울한 소식이 많을 때는 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은 사회에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여 소셜미디어 상의 컨텐츠들을 지배할 때 사용자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비록 이 분석결과가 코로나19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대중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진단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다른 사람들과 정서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순기능이 있음을 감안하여 코로나19 시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소셜미디어 사용 및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Criteo. 2020. “Coronavirus Impact,” https://www.criteo.com/kr/wp-content/uploads/sites/7/2020/04/200429_크리테오_코로나19-소비트렌드-분석-보고서-발표.pdf

Woods, H. C., & Scott, H. 2016. “# Sleepyteens: Social media use in adolescence is associated with poor sleep quality, anxiety, depression and low self-esteem,” Journal of adolescence, 51, 41-49.

Hyvärinen, H., and Beck, R. 2019. "How Emotions Unfold in Online Discussions after a Terror Attack," Fortie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formation Systems, Munich, Germany

Freud, S. 1915. "Repression. The Standard Ed. Of the Complete Psychological Works of Sigmund Freud,(Ed. And Translated by J. Strachey), Vol," XIV. London: Hogarth).

* 디지털사회(Digital Society)는 연세대학교 디지털사회과학센터(Center for Digital Social Science)에서 발행하는 이슈브리프입니다. 디지털사회의 내용은 저자 개인의 견해이며, 디지털사회과학센터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디지털사회] 제32호 발행인: 조화순
발행일: 2020년 5월 15일
ISSN 2586-3525(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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